배민 도보 배달, 하루 일당, 실제 수입, 직접해본 후기
퇴사 후 알바도 못 구하던 내게 찾아온 ‘도보 배달’이라는 기회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이 글은 제 인생에서 한참 자존감이 떨어졌던 시기에 시작된 이야기예요. 회사 생활 15년 하다 그만두고 나니까, 막상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재취업도 쉽지 않더라고요. 나이도 나이지만, 딱히 이력에 내세울 만한 것도 없으니까요.
처음엔 단기 알바라도 하자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그조차도 원하는 시간대에 할 수 있는 일은 드물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배민 커넥트 도보 배달 후기’라는 영상을 보게 됐어요. 자전거도 필요 없고, 앱만 설치하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말에 혹해서 시작하게 됐죠.
차도 없고 면허도 없고, 자전거 타는 것도 서툰 저한테는 진짜 딱이었어요. 몸으로 직접 해보는 일이지만, 내 스케줄에 맞춰서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배민 커넥트 가입부터 첫 배달까지, 생각보다 금방이더라
일단 배민 커넥트 앱을 설치했어요. ‘커넥트’라는 단어 자체가 좀 낯설었는데, 쉽게 말하면 일반 배달원이 아닌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배달 시스템이더라고요.
회원가입하고 나서 본인 인증, 계좌 등록, 짧은 교육 영상 시청까지 완료하니까 바로 활동 가능 상태가 됐어요. 전 따로 점퍼나 장비도 구매 안 했고, 평소 입던 운동화랑 가벼운 백팩 하나 메고 시작했어요.
첫날은 오후 1시쯤 ‘온라인’ 상태로 켰어요. 한 10분쯤 지나니까 바로 주문이 뜨더라고요. 위치는 제가 사는 동네였고, 음식점도 걸어서 7분 거리. 수락 누르고 나니까 괜히 심장이 콩닥콩닥 뛰더라고요.
첫 배달의 떨림과 깨달음
음식점에 도착해서 "배민 커넥트 도보 배달입니다" 하고 말하니까 직원분이 익숙한 듯이 포장된 음식을 건네주셨어요.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내가 지금 진짜 배달을 하고 있구나, 하는 그 낯선 기분?
고객 집은 근처 빌라였고, 4층이었어요. 엘리베이터 없었고요. 계단으로 헉헉대며 올라가서 문 앞에 음식 내려놓고, 앱으로 사진 찍고 ‘배달 완료’ 누르니까 수익이 떴어요.
“3,500원 적립되었습니다.”
순간 좀 허탈했어요. ‘어, 이거 힘든 거 치고 금액이 너무 적은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근데 그게 첫 배달이라 그랬고, 이후 배달들은 4,000원 넘는 것도 있고, 피크 타임엔 5,000원 넘는 것도 많았어요.
하루 동안 실제로 벌어본 일당, 그리고 그 뒷이야기
제가 본격적으로 ‘이걸 하루 일처럼 해보자’ 하고 마음먹은 날이 있었어요. 토요일이었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쉬엄쉬엄 배달해봤어요.
총 배달 건수는 16건, 중간중간 쉬고 점심도 먹고 카페도 들렀는데 총 수익이 56,400원이었어요. 앱에서 실시간으로 수익이 쌓이는 걸 보는 재미도 있었고, 나름의 전략도 생기더라고요.
예를 들어 음식점 밀집 지역 근처에 있으면 주문이 자주 들어오고, 피크 시간대인 점심(11:30~13:30)이나 저녁(17:30~19:30)엔 단가가 높고요. 비 오는 날은 수요가 많아져서 건당 수익도 높아져요.
한 번은 밤 9시 넘어서까지 했더니 건당 6,200원짜리 배달도 해봤어요.
힘든 점은? 당연히 있죠.
아무리 자유롭다고 해도 도보 배달은 몸을 쓰는 일이니까 체력적으로는 꽤 힘들어요. 하루 15건 이상 하면 다리가 뻐근하고, 계단 많은 집이라도 걸리면 진짜 지쳐요.
날씨가 변수라서 비 오는 날은 우산 쓰고 배달하기도 어렵고, 겨울엔 손이 꽁꽁 얼어요. 여름엔 땀범벅이 되고요.
그래서 저는 **'배민 도보 배달=운동+알바'**라고 생각하고 했어요. 이걸 순수 알바라고 생각하면 효율이 안 맞는데, 걷는 걸 좋아하고 활동량 늘리고 싶은 사람한테는 일석이조예요.
하루에 10,000보 걷는 건 기본이고, 덕분에 체중도 조금 빠졌어요.
예상보다 큰 보람, 그리고 사람들이 주는 따뜻함
한 번은 어떤 고객분이 문 앞에 생수 한 병이랑 초콜릿, 그리고 쪽지를 놓아두셨더라고요.
“도보로 배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그 문구 보고 진짜 울컥했어요. 단순히 배달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는 뿌듯함이 들더라고요.
비 오는 날 수고 많다며 커피 하나 건네준 고객도 있었고, 반려견 데리고 나와 인사하신 분도 있었어요. 짧지만 사람들과 주고받는 이런 온기가 저는 너무 좋았어요.
배민 도보 배달,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 시간 자유롭게 쓰고 싶은 사람
- 체력 단련 겸 수익도 챙기고 싶은 사람
- 학생, 주부, 프리랜서, 무직자 모두 가능
- 차나 자전거 없이도 당장 시작 가능한 사람
저는 이걸 한 달 정도 꾸준히 했는데, 주 4~5일 기준 평균 수익이 월 80만 원 정도 됐어요. 물론 그 이상 하시는 분들도 많고, 적게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정도면 서브 수입으론 충분했어요.
마무리하며 전하고 싶은 진심 한 마디
저도 처음엔 망설였어요. “내가 이걸 진짜 할 수 있을까?” “도보 배달은 수익이 너무 적은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많았거든요.
근데 직접 해보니까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단순하고, 자유롭고, 나름의 재미도 있어요.
특히 저처럼 정해진 직장이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인 분들께는 아주 좋은 전환점이 될 수 있어요. ‘일단 해보는’ 것만으로도 삶이 조금씩 바뀌니까요.
한 줄 요약하자면, “배민 도보 배달은 걷는 만큼 벌고, 그만큼 내 일상도 달라지는 경험이에요.”